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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 폭식 (둠이팅, 스트레스 폭식, 악순환 탈출)

by 밤비언니 2026. 6. 25.

이미지 출처 : Pixabay

뉴스를 보다가 어느새 과자 봉지를 뜯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적 있으신가요? 불행한 소식이 넘쳐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우리의 식습관도 조용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둠 이팅(Doom Eating)'은 이제 현대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식습관 위기입니다.

 


둠스크롤링이 불러온 새로운 식습관 위기, 둠 이팅

 '둠스크롤링(Doomscrolling)'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파멸을 뜻하는 '둠(Doom)'과 화면을 위아래로 넘기는 '스크롤링(Scrolling)'의 합성어로, 기후 위기, 전쟁, 국민연금 고갈, 치솟는 생활 물가처럼 암울한 뉴스를 강박적으로 소비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신조어입니다. 문제는 이 둠스크롤링의 피해가 단순히 정신 건강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영국 런던 의학 연구소의 아비나시 하리 나라야난(Avinash Hari Narayanan) 박사는 소셜 미디어나 포털 사이트에서 불행한 소식을 접한 뒤 폭식으로 위안을 받는 행위를 '둠 이팅'이라고 정의합니다. 배고픔이 아닌 스트레스가 폭식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나라야난 박사는 부정적인 뉴스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며 받는 스트레스와 폭식을 통한 감정적 위안이 계속 되풀이되는 악순환 구조를 지적합니다.

 

 둠 이팅에 특히 취약한 집단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MZ세대는 부정적인 뉴스를 접할 확률이 높아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세대입니다. 또한 섭식 장애 발병률이 남성 대비 두 배에 달하는 여성도 높은 위험군에 속합니다. 이미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 역시 둠 이팅의 영향권 안에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지점이 있습니다. 나라야난 박사는 "설탕, 소금, 지방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뇌의 도파민 수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한다"고 설명합니다. '보상'을 주는 음식이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해 부정적인 감정에서 잠시 벗어나게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보상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나쁜 뉴스로 인한 우울감과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었다는 죄책감이 뒤따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자극적인 음식을 더 많이 찾게 되는 악순환이 고착화됩니다.

 

 사용자 비평의 시각에서 보면, 우리가 어린 시절 어른들에게 배웠던 밥상머리 교육이 이 지점에서 새롭게 빛을 발합니다. TV나 신문, 잡지를 보지 않고 오로지 식사에 집중하라는 가르침은 단순한 예절 교육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먹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온전한 경험으로 대하는 삶의 태도였으며, 둠 이팅이라는 현대적 위기를 예방하는 지혜이기도 했습니다.


스트레스 폭식의 실체, 몸과 마음을 동시에 무너뜨리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폭식은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유튜브에 '스트레스 먹방'을 검색하면 아주 매운 떡볶이나 닭발 등을 잔뜩 쌓아놓고 먹는 영상이 끝없이 이어지고, 틱톡에서 '#StressEating(스트레스식)'을 검색하면 패스트푸드나 라면 같은 기름진 음식을 과할 정도로 먹는 영상이 쏟아집니다. 스트레스 먹방과 스트레스식은 스트레스를 자극적인 음식으로 해소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행동 양식입니다.

 

 나라야난 박사는 "스트레스를 푼다는 맥락에서 폭식이 유쾌하고 코믹한 일처럼 묘사되기도 한다"면서, 많은 사람이 이를 보편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이 결코 그것이 좋은 것임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경고합니다. 이 경고는 단순한 식습관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인식 전반을 향한 것입니다.

 

 런던 해머스미스에 사는 엘라(Ella, 26)의 사례는 이 경고가 얼마나 현실적인지 잘 보여줍니다. 그녀는 하루 5시간 정도 뉴스를 소비했습니다. 출퇴근길, 식사 시간, 잠들기 전, 심지어 새벽까지 침대에 누워 기사를 읽었습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여성을 향한 폭력 사건이나 가자 지구에서 벌어진 참극을 다룬 기사를 끊임없이 클릭하고 스크롤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우울감에 사로잡혔습니다. 그 마음을 달래준 것은 피자, 초콜릿, 감자칩,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설탕, 소금, 지방 함량이 높은 초가공식품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신진대사에 변화가 생기고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의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나아가 나라야난 박사는 "좋지 못한 식습관은 우울증, 불안, 중독 등 정신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역경에 처했을 때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약화되고 자극적인 음식에 더 의존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엘라도 결국 건강이 악화되는 징후를 직접 체감했습니다. 끊임없는 피로감, 건조한 피부, 몸의 이상 신호가 이어졌고, 런던 의학 연구소에 혈액 샘플을 우편으로 보내 검사한 결과 당뇨병 전 단계 판정을 받았습니다. 혈당 수치가 매우 높았으나 다행히 당뇨로 진전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엘라의 사례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은 직장에서의 이중적 모습입니다. 직장 동료들의 시선 때문에 회사에서는 건강한 식단을 고수하는 척하면서, 밤에는 피자나 감자칩을 먹는 행동이 반복되면서 죄책감은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이는 둠 이팅이 단순한 의지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구조와 환경적 맥락이 얽힌 복합적인 현상임을 보여줍니다. 스트레스 폭식이 우리 사회에서 '코믹한 일'로 소비되는 동안, 그 이면에서는 신체와 정신이 함께 무너지고 있는 것입니다.


악순환 탈출, 밥상머리 교육에서 찾은 해답

둠 이팅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나라야난 박사는 몇 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 스크롤 시간 제한 앱 활용: 엘라가 실천한 방법으로, 정해진 시간 외에는 불필요한 뉴스를 보지 않도록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시스템적으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 의식적인 식사 환경 조성: 건강한 식탁을 직접 차려보고, 식사 중에는 오로지 음식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나라야난 박사는 이것만으로도 둠 이팅에 빠질 일이 대폭 줄어든다고 말합니다.
  • 소셜 미디어 정리: 엘라는 아직 인스타그램 계정은 유지하고 있지만, X(구 트위터)는 완전히 삭제했습니다. 부정적인 정보 유입 경로 자체를 줄이는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 전문가 도움 적극 수용: 나라야난 박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꼭 도움을 받으세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회피한다면 언젠가는 목숨까지 위협받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이러한 해법들을 살펴보면, 사용자 비평이 언급한 전통적인 밥상머리 교육이 얼마나 본질을 꿰뚫고 있었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바른 자세로 앉아 수저를 올바르게 잡고, TV나 책, 신문, 잡지를 보지 않으며, 대화도 삼가고 오로지 식사에 집중하라는 가르침은 당시에는 단순한 예절 교육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 '먹는 행위'를 외부 자극으로부터 철저히 분리하고, 신체와 감각에 온전히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매우 정교한 마음챙김(mindfulness) 훈련이었습니다.

 

 오늘날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마음챙김 식사(Mindful Eating)'의 핵심도 결국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놓인 음식의 색깔, 향, 질감, 맛에 집중하고, 배고픔과 포만감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화면이 쏟아내는 불행한 뉴스의 홍수 속에서, 식사 시간만큼은 그 화면을 내려놓는 것이 몸과 마음을 지키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실천입니다.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는 "음식에 대한 사랑보다 더 진실한 사랑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문장은 단순한 미식 예찬이 아닙니다. 내 앞의 음식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집중과 여유, 그것이 바로 둠 이팅이라는 현대적 질병에 맞서는 근본적인 해답일 것입니다. 엘라 역시 스마트폰을 내려놓은 후 미래에 대해 훨씬 낙관적인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합니다. 악순환 탈출의 시작은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스마트폰 화면을 끄고 식탁 위의 음식을 바라보는 것에서 출발할지도 모릅니다.


디지털 시대의 불행한 뉴스는 우리의 정신뿐 아니라 식탁까지 침범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어른들이 가르쳐준 밥상머리 교육, 즉 식사 시간만큼은 화면을 내려놓고 음식에 집중하라는 단순한 지혜가 오늘날 둠 이팅을 막는 가장 실천적인 해법임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불행한 뉴스가 초래한 파멸적 식습관, '둠 이팅' 멈추는 법 — https://www.vogue.co.kr/?p=59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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